자기중심적 해석 - [인식과 의식, 그리고 행동]
인간은 자기 자리에서 해석한다
사람은 자기 자리에서 현실을 해석한다. 자신의 필요, 감정, 경험, 이해관계, 두려움과 기대가 해석의 중심에 놓인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간은 자기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현실을 자기와 무관한 순수한 대상으로만 볼 수 없다. 어떤 사건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신의 책임과 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먼저 생각한다. 자기중심성은 인식의 기본 조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자기 자리에서 해석한다는 사실이 곧 자기중심적 해석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자신의 위치를 현실 전체로 착각하는 상태이다. 내가 불편하므로 상대가 잘못했다고 여기고, 내가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설명이 부족하다고 단정하며, 내가 손해를 보았다고 느끼므로 전체 기준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 이때 현실은 자기 감각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
자기중심성은 타인의 위치를 지운다
자기중심적 해석의 가장 큰 문제는 타인의 위치를 지운다는 데 있다. 사람은 자신의 부담은 크게 느끼고, 타인의 부담은 작게 본다. 자신의 이유는 복잡하게 설명하지만, 타인의 행동은 단순하게 판단한다. 자신이 늦은 것은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타인이 늦은 것은 책임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자신은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타인은 결과만으로 판단한다.
타인의 위치를 지우면 현실은 좁아진다. 상대가 어떤 정보 속에서 판단했는지, 어떤 책임을 감수하고 있었는지, 어떤 두려움과 제약을 가지고 있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리더는 구성원이 왜 방어적으로 행동하는지 보지 못하고, 구성원은 리더가 왜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서로의 현실을 지우고, 각자의 판단을 고립시킨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책임을 흐린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책임을 흐리게 만든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만든 결과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더 크게 본다. 그래서 책임을 외부로 돌리기 쉽다. 환경이 나빴고, 상대가 이해하지 못했고, 기준이 불공정했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물론 이런 조건들은 실제로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중심적 해석은 그 조건들만 보고 자신의 판단과 행동은 충분히 보지 않는다.
책임을 받아들이려면 자기 해석의 중심을 조금 이동시켜야 한다. 내가 느낀 부담만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결과를 보아야 한다. 내가 처한 조건만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행동을 보아야 한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자신의 내면을 보호하지만, 책임의 시야를 좁힌다. 책임 있는 인식은 자기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자기 행동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관계를 왜곡한다
관계 속에서 자기중심적 해석은 쉽게 갈등을 만든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자신의 감정 중심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다른 일을 우선한 것을 나를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상대가 기준을 말한 것을 나를 압박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상대가 침묵한 것을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이때 상대의 의도와 상황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
관계는 해석의 장이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해석하고, 타인도 우리의 행동을 해석한다. 자기중심적 해석이 강해지면 관계는 서로의 현실을 확인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기 감정을 확인하는 공간이 된다. 상대를 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기 안의 불안과 기대를 상대에게 비추어 보는 것이다. 관계가 건강하려면 자기중심적 해석을 내려놓고 타인의 위치를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성은 조직에서도 작동한다
조직 안에서도 자기중심적 해석은 강하게 작동한다. 부서는 자기 부서의 목표와 부담을 중심으로 전체 조직을 해석한다. 영업은 시장의 속도를 보고, 생산은 안정성을 보며, 재무는 비용과 위험을 본다. 각 부서의 시야는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 부서의 시야만을 조직 전체의 현실로 삼으면 갈등이 생긴다. 각자는 자신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믿는다.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서도 자기중심적 해석은 반복된다. 리더는 구성원의 행동을 책임 부족으로 해석할 수 있고, 구성원은 리더의 판단을 현장 이해 부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쪽 모두 자기 위치에서 보면 일정 부분 타당하다. 그러나 자기 위치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면 조직은 분열된다. 조직의 인식은 각 위치의 해석을 모으고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중심적 해석을 넘어서기
자기중심적 해석을 넘어서려면 자기중심성을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자리에서 출발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리를 자각하는 일이다. 내가 이렇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의 필요와 두려움이 무엇을 크게 만들고 있는가. 내가 놓치고 있는 타인의 위치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이 자기중심성을 성찰하게 한다.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감정적 공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타인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책임 속에서, 어떤 정보를 가지고 판단했는지를 보아야 한다. 자기중심적 해석을 넘어선다는 것은 자기 관점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자기 관점을 타자의 관점과 함께 놓는 일이다. 그때 현실은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자기중심적 해석에서 책임 있는 해석으로
인간은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기 쉽다. 이것은 비난받아야 할 약점만은 아니다. 자기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출발점이다. 그러나 출발점이 곧 도착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식은 자기 자리에서 시작하지만, 그 자리에 갇히면 오류가 된다. 자기중심적 해석은 현실을 좁히고, 관계를 왜곡하며, 책임을 흐리게 만든다.
책임 있는 해석은 자기 입장을 포함하되 그것을 절대화하지 않는다. 자신이 느낀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 느낌이 현실 전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자기 경험을 존중하지만, 타인의 경험도 함께 고려한다. 자신의 책임을 피하지 않고, 상대의 책임도 구조 속에서 본다. 자기중심적 해석을 넘어서는 순간 인식은 더 넓어지고, 의식은 더 깊은 책임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춘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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