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가면] 번역자 관점 - 식학(識學) 사고법
[리더의 가면]은 일본 서점에서 60만 부 넘게 판매되었고, 2022년에 일본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리더십 분야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부하 사원들의 의욕을 살피고 의욕을 끌어내려는 리더, 부하 사원들의 감정을 매니지먼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는 실패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발상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조직관리와 리더십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과 많이 다르다.
[리더의 가면]에서 추구하는 리더도 우리가 통상적으로 기대하는 리더의 모습, 즉 카리스마와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리더가 아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 가지 축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는 리더다. 다섯 가지 리더의 축은 ‘규칙, 위치, 이익, 결과, 성장’이다. 그리고 리더가 이 다섯 가지 축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을 책에서는 ‘리더의 가면을 쓴다’고 말한다.
[리더의 가면]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조직관리는 저마다 해석과 답이 다른 ‘국어 문제’가 아니라, 공식이 있고 답이 있는 ‘수학 문제’다. 그러므로 리더가 조직을 관리하고 팀을 이끌 때 국어 문제를 풀 듯이 팀원이나 부하 사원의 감정이나 의중을 파악하려고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 대신에 수학 문제를 풀 듯이 다섯 가지 리더의 축을 중심으로 기계적인 생각과 실행을 반복한다. 리더가 이런 식의 사고와 실행을 반복하는 것이 ‘리더의 가면’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수학처럼 공식에 따라 매니지먼트를 하면 오류가 적고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리더로서 성과를 낼 수 있다.”
[리더의 가면]은 처음 리더가 된 사람이나 리더로서 실패한 사람에게는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통찰을 주고, 경영자에게는 조직을 성장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구성원들끼리 감정을 소모하며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조직의 리더에게 매우 효과적인 처방전을 제시한다.
“리더로서 재능, 능력, 카리스마가 없어도 리더의 가면을 쓰고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 가지 축, ‘규칙, 위치, 이익, 결과, 성장’에만 집중하면 누구라도 리더로 성공할 수 있다.”
이것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리더의 가면] 메시지다. 가면은 자신의 얼굴을 감추거나 다른 얼굴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연극배우들이 등장인물의 감정을 나타내는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쓰고 연극을 했는데, 이것은 [리더의 가면] 본문에도 잠시 언급되는 심리학 용어 ‘페르소나’의 어원이 되었다. 또한 한국의 탈놀이에 사용된 탈도 같은 역할을 했다.
위선자나 사기꾼이 자신의 본심을 감추고 다른 사람을 속일 때 “가면을 썼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듯이, 가면은 좋지 않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때가 많다. 그러나 안도 고다이 저자의 [리더의 가면]에서 이야기하는 가면은 의미가 조금 다르다.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 사용된 페르소나나 탈놀이의 탈처럼 자신의 본모습 대신 맡은 역할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리더를 연기하라는 의미라고나 할까? 안도 고다이 저자는 리더십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도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이를 위한 도구가 ‘리더의 가면’인 것이다. 또한 저자는 좋은 리더가 되려면 개인적인 감정을 옆으로 치워 놓으라고 말하는데, 가면을 쓰면 본래의 표정은 보이지 않고 가면의 표정만이 보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도 리더의 가면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리더의 가면]에서 이야기하는 좋은 리더가 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감정을 배제하고 이론에 따라서 매니지먼트를 하는 것이다. 결과가 나온 뒤에는 감정을 드러내도 되지만, 그전에는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고 말한다. 이것은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호불호라는 감정이 있기 마련이고, 이 감정이 개입하면 편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해도 더 아픈 손가락과 덜 아픈 손가락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사람이 감정을 배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리더의 가면]에서 저자는 가면을 쓰라고, 즉 연기를 하라고 강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회사에서는 ‘나’라는 인간이 아닌 한 조직의 ‘리더’로서 리더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다. 이처럼 리더를 연기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거부감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며, 저자도 말하듯이 내 본모습이 아니라 연기를 하는 것일 뿐이므로 상처도 덜 받게 된다.
그리고 리더는 부하 사원에게 경험을 쌓게 하면서 그들이 성장하기를 기다린다. 수적으로 생각해도 리더 혼자서 좋은 실적을 올리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좋은 실적을 올리는 것이 훨씬 이익이고, 회사는 영속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므로 젊은 사원들이 성장하는 것은 회사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또한 부하 사원을 성장시키는 것은 감정을 배제하고 가면을 써야 하는 리더의 가장 인간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리더의 가면]은 머리로는 이해하더라도 실행하기에는 저항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 방법론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최대한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자세한 실천법을 제시해 준다. 설명을 들으면 분명히 일리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또한 공평함이라는 키워드라든가 인간적인 감정보다 규칙을 중시하는 자세도 시대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리더의 가면]에서 제안하는 리더십의 관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젊은 세대라면 거부감보다는 공감을 느끼는 부분이 더 많지 않을까? 마침 [리더의 가면]의 대상은 이제 막 중간 관리직이 된 젊은 리더이기도 하다.
[리더의 가면]을 읽은 젊은 리더가 부하 사원들을 성장시키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업무의 과정 못지않게 결과를 소중히 여기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리더 본인과 부하 사원들은 물론이고 리더가 소속된 회사, 나아가 우리 사회에도 커다란 이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지금, 그런 젊은 리더가 한 명이라도 더 많아진다면 미래도 조금은 더 밝아지리라 확신한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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