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리더가 일으킨 실패 - [리더의 가면]에서 말하는 식학 리더십
조직 관리는 수학이다
[리더의 가면] 저자인 나는 이전의 직장에서 굉장히 감정적인 리더였다. 일명 ‘내 등을 보고 배우게’ 유형으로, 종종 부하 사원과 술을 마시러 가서 열심히 이야기를 들어 주며 그들의 의욕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리더인 나 자신이 플레이어로서 최고의 성과를 내고, 내가 일하는 모습을 부하 사원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것이 ‘올바른 매니지먼트’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하 사원들은 내가 기대한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나는 계속해서 성과를 냈지만, 팀 전체는 실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성과도 형편없었다. 오히려 내가 빠지는 순간 실적이 급락하는 취약한 팀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식학(識學)’이라는 발상을 접하면서 내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우리는 지금까지 학교 교육을 통해 ‘분위기 파악하기’를 연습해 왔다.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는 국어 교육에서는 작자나 등장인물의 심리를 추측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작문을 할 때도 감정 변화의 분위기를 읽고 그것을 올바르게 전하는 힘을 시험받는다. 말하자면, 분위기를 파악하는 훈련만을 받아 온 것이다.
예전의 나는 조직 관리를 ‘국어’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어 시간에 문맥이나 의도, 감정 등을 읽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이나 말의 행간을 읽어내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올바른 조직 운영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식학 리더십’은 내게 조직 관리에는 ‘수학’이나 ‘물리’처럼 공식이 있음을 가르쳐 줬다. 수학처럼 식학 이론에 입각해서 매니지먼트를 하면 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공식에 따라 매니지먼트를 하기 때문에 오류 발생이 적고 재현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유능한 사람과 유능하지 못한 사람 사이에 격차가 생기지 않으며, 누구나 성과를 내는 것이 식학 리더십의 장점이다.
‘개인적인 감정’은 옆으로 치워 놓는다
내가 이전의 직장에서 실패한 원인은 바로 ‘감정’이었다. 감정은 매니지먼트를 방해한다. 앞에서 매니지먼트는 국어가 아니라 수학이라고 말했는데, 수학 문제를 감정적으로 푸는 사람은 없다. 누구도 “1+1=2, 하지만 나는 3이 좋으니까 답은 3이야.”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저 공식에 대입하고 공식대로 답을 얻으면 그 답이 정답이다.
만약 매니지먼트에서 동일한 ‘공식’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1과 1을 더하면 어떻게 되는가?”
“나는 2라고 생각하는데, 1 더하기 1은 10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1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공식이 모호한 조직에서는 이처럼 저마다 독자적으로 답을 생각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답을 절충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그 결과 각자의 업무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반드시 “너무 비인간적인데.”, “인간미가 없어서 마음에 안 들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감정을 옆으로 치워 놓는다.’라는 말 자체가 감정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그냥 이렇게 생각해 보라. 국어적인, 언뜻 ‘인간적’으로 보이는 매니지먼트를 했다고 가정하자. 그 결과 성과가 나지 않아서 고용을 유지할 수 없거나, 부하 사원들이 스킬을 익히지 못해 다른 직장이나 회사로 이직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이쪽이 훨씬 ‘비인간적’이지 않을까?
매니지먼트에서 감정을 옆으로 치워 놓는다고 해서 리더가 감정 없는 로봇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즉, 리더의 가면을 쓰고 것이 ‘무조건 차갑고 엄하게’ 대하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말이다.
고조되었던 감정은 결국 가라앉는다
‘감정’은 옆으로 치워 놓아야 하지만, 감정을 드러내도 되는 순간도 있다. ‘결과가 나온 뒤’가 그렇다. 결과가 나온 뒤의 감정은 힘으로 바뀐다. 나쁜 결과가 나와서 화가 난다면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자.’라고 생각할 것이고,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면 ‘우리가 한 방식이 옳았구나.’라고 생각해서 다음 행동으로 이어 나갈 것이다.
반대로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는 시기는 출발해서 도착할 때까지다. 리더는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일을 하는 ‘도중’에 불필요한 감정을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이 바라보라.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친한 사람들이 그저 흥겹게 일하기만 하는 묘사에서는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등장 인물들이 온갖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한 후 감정에 북받치는 장면을 연출하면 그때 감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회식과 같은 모임에서 단합을 위해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원형으로 둘러서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회사도 있고,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놀고 난 뒤 그 기세로 열심히 일하자는 팀도 있다.
그런데 식학의 관점에서는 이런 조직이 업무 과정에 감정을 개입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인간의 감정은 고조되었으면 반드시 가라앉는 법이다.
“회식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는데 다음 날 숙취로 머리가 아파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어제는 의욕이 있었는데 오늘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의욕이 식어 버렸다.”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의욕적으로 말했던 부하 사원이 전혀 열심히 하지 않는다.”
당신의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이런 현상은 개인의 의욕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인간의 의식이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욕의 유무나 개인차에 의지하지 않는 ‘식학 이론’이 중요하다.
식학에서는 리더와 팀이 의욕을 높여서 단번에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평상심을 유지하며 담담하게 성과를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리더의 임무다.
이 글은 핀라이트 출판사에서 출간한 안도 고다이 저자의 [리더의 가면]을 참조하였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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