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구조를 만드는 사람이다 - 식학의 관점에서 리더의 역할


조직 이야기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리더십’이다. 그리고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소통, 공감, 동기부여이다. 좋은 리더란 구성원의 마음을 이해하고 분위기를 살피며 의욕을 끌어올리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자연스럽다. 그러나 식학의 관점은 이 익숙한 정의에 의문을 제기한다. 리더의 역할에 관한 질문이 그것이다.

“리더의 역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는가? 아니면,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준을 세우는 데 있는가?”

식학의 관점에서 리더는 감정을 관리하는 존재가 아니다. 리더가 감정에 개입할수록 조직은 오히려 불안정해진다고 본다. 이유는 단순하다.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변하며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더가 하는 격려는 기대가 되고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실망과 불만으로 바뀐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조직은 성과보다 관계에 민감한 구조로 변하고, 리더는 점점 더 많은 감정 노동을 떠안게 된다.

식학의 관점에서 리더의 역할은 ‘기대치를 설정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리더는 “열심히 해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디까지가 기대치인가”를 명확히 말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성과의 기준이 무엇인지, 어느 수준이면 충분한지, 어느 지점부터 부족한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기준이 명확할수록 구성원은 추측하지 않아도 되고 리더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조직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많은 리더가 “잘하고 있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사용한다. 그러나 식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 말은 조직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잘하고 있다는 말에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기준으로 잘하고 있는지, 어디까지가 충분한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가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이 말은 각자의 기대를 제각각 키우는 역할만 하게 된다. 리더는 격려의 의미로 던졌을지 몰라도 팀원은 그것을 평가나 약속으로 받아들인다. 이 인식의 어긋남이 반복될수록 조직에는 불만이 쌓인다.

핀라이트 출판사의 [리더의 가면]에서 안도 고다이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도 이것이다. 리더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욕구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구성원에게 항상 이해받는 리더, 따뜻한 리더, 친절한 리더가 되려고 하면 기준을 흐리게 된다. 관계를 지키기 위해 기준을 미루고, 갈등을 피하기 위해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가 결국 조직 전체의 성과를 갉아먹는다는 의미이다.

리더십이란 설득의 기술이 아니다. 리더는 구성원을 납득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무엇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준이 분명하다면 불만은 개인의 감정으로 남고 조직의 혼란으로 번지지 않는다. 반대로 기준이 없는 친절은 잠시의 안정감을 줄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조직을 불확실성 속에 방치한다.

이처럼 식학의 관점에서 리더의 핵심 업무는 사람을 움직이려 애쓰기보다 스스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감정을 다루는 대신 기준을 세우고, 분위기를 관리하는 대신 결과가 반복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것이 식학의 관점에서 리더의 역할과 리더십이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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