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떤 조직은 회의만 많고 성과는 없는가 — 숫자 경영이 필요한 순간 [수치화의 귀재]


많은 조직이 매일 회의를 반복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회의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서로 열심히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구성원들의 입에서 비슷한 말이 반복된다.

“우리는 늘 바쁜데 왜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실제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은 강하지만 정작 성과는 반복되지 않는다. 프로젝트 또한 계속 진행되는데 결과는 불안정하고, 회의는 많지만 실행의 방향은 흐려진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길어질수록 조직 안에는 피로감이 쌓인다. 이처럼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쓰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핀라이트 출판사가 출간한 안도 고다이의 책 [수치화의 귀재]의 관점에서 보면 의외로 단순하다. 조직 안에 명확한 기준과 숫자가 없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아직도 감각과 분위기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이번 프로젝트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팀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와 같은 표현들이 반복된다. 문제는 이런 표현들이 모두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열심히'를 야근으로 이해하고, 어떤 사람은 결과를 만드는 것으로 이해한다. 조직이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회의는 많아지지만 성과는 부족하다.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안도 고다이의 [수치화의 귀재]는 이 상황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본다. 저자는 조직 안의 혼란 대부분이 측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한다. 목표와 결과, 역할과 책임이 숫자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조직은 결국 감정과 해석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리더가 숫자를 차갑고 기계적인 것으로 오해한다는 사실이다. 숫자 경영이라고 하면 사람을 통제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숫자가 없는 조직일수록 오히려 더 감정적으로 변한다.

예를 들어 어떤 팀원이 “왜 저 사람은 인정받고 나는 인정받지 못하느냐”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사람들은 결국 리더의 감정을 읽기 시작한다. 성과보다 관계가 중요해지고, 기준보다 분위기가 우선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조직은 점점 더 정치적이 된다.

반대로 숫자와 기준이 명확한 조직은 감정 소모가 줄어든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가 기대되는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즉, 숫자가 사람을 억압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해를 줄이는 조직의 언어일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회의 문화에서도 숫자의 유무는 큰 차이를 만든다. 숫자가 없는 회의는 대부분 감상과 의견 중심으로 흘러간다. “열심히 해보자”, “조금 더 힘내자”,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같은 말은 순간적으로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행동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

숫자가 있는 회의는 질문 자체가 달라진다. 목표는 얼마인가, 현재 진행률은 어느 정도인가, 무엇이 부족한가, 어떤 행동을 바꿔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즉, 감정의 회의가 아니라 구조의 회의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성과를 만드는 조직은 단순히 열정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준과 역할, 그리고 반복 가능한 구조 위에서 움직인다. 기준 없는 열정은 쉽게 피로로 바뀐다. 사람들은 계속 노력하지만 무엇이 성과로 연결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의 조직은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인다. 변화는 빨라지고 업무는 복잡해졌다. 이런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명확함'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를 목표로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조직은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회의가 많아도 성과가 없는 조직의 문제는 사람의 의욕 부족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조직이 아직도 감각과 분위기만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숫자 경영은 단순한 관리 기법이 아니다. 조직 안의 언어를 통일하고 사람들의 방향을 맞추며, 감정이 아니라 기준 위에서 움직이게 만드는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그리고 식학의 관점에서 숫자의 중요성을 다루는 [수치화의 귀재]는 바로 그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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