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왜 점점 리더의 눈치만 보게 될까 — 숫자 없는 조직의 위험성 [수치화의 귀재]


조직 안에는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침묵이 생긴다. 회의에서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만, 정작 중요한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는다. 문제를 발견해도 먼저 말하려 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괜히 나섰다가 책임지는 것 아닐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구성원들은 점점 더 중요한 능력을 갖춘다. 일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리더의 분위기를 읽는 능력이다. 어떤 말에 리더가 기분 좋아하는지, 어떤 보고 방식을 선호하는지, 언제 침묵해야 안전한지를 빠르게 배운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직이 조용하고 안정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직 안의 에너지가 성과가 아니라 ‘생존’에 사용되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리더들은 대부분 그 이유를 구성원들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찾는다.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도전 정신이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도 고다이의 [수치화의 귀재]는 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는 사람들이 리더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를 “평가 기준의 불명확성”에서 찾는다.

생각해보면 조직 안에서 가장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다. 무엇이 실패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예를 들어 어떤 조직에서는 결과보다 태도가 중요하게 평가되고, 또 어떤 순간에는 태도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어떤 사람은 과정 중심으로 인정받고, 어떤 사람은 숫자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기준이 상황마다 달라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어떻게 보여야 하는가”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 조직은 정치화되기 시작한다. 조직 정치라는 것은 거창한 권력 싸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직 안에서 정치는 훨씬 일상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리더가 좋아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책임질 가능성이 있는 일은 피하려 하며 성과보다 안전한 선택을 우선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숫자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조직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기준이 없으면 결국 사람 자체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출 목표, 프로젝트 성과, 고객 만족 기준 등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리더 개인의 반응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리더가 웃으면 괜찮은 일이고, 표정이 굳으면 위험한 일이 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조직 안에는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사람들이 점점 더 솔직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제를 발견해도 말하지 않고 위험 요소를 느껴도 조용히 넘어가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굳이 꺼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직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성과가 아니라 '안전함'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안도 고다이는 식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조직을 매우 위험하게 본다. 겉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실제로는 조직 안의 사고와 판단이 멈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조직에서는 중간관리자들이 먼저 지친다. 위에서는 명확한 기준 없이 압박이 내려오고, 아래에서는 구성원들의 불만이 쌓인다. 결국 중간관리자는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분위기를 조율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직 안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실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조직을 떠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기준 없는 조직에서는 결국 성과보다 관계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력과 결과가 명확하게 평가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그래서 [수치화의 귀재]는 수치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수치화는 단순한 실적 경쟁이 아니다. 조직 안의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만드는 작업의 과정이다.

무엇이 성과인지,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어디까지가 역할인지가 명확해질수록 사람들은 불필요하게 눈치를 볼 필요가 줄어든다. 리더의 감정보다 기준을 바라보게 되고, 관계보다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즉, 숫치화가 조직 안의 긴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불안과 오해를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핀라이트 출판사의 [수치화의 귀재]는 단순히 숫자를 잘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왜 어떤 조직에서는 사람들이 점점 침묵하게 되고, 왜 솔직한 의견이 사라지며, 왜 구성원들이 리더의 눈치만 보게 되는지를 숫자를 통해 구조적으로 바라본다.

특히 현대 조직은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해졌다. 업무는 세분화되고, 조직의 속도는 빨라졌으며, 세대와 가치관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조직은 더 명확한 기준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리더의 반응부터 살피게 된다.

조직에서 신뢰와 관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안도 고다이는 신뢰 역시 명확한 기준 위에서 더 건강하게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직원들이 리더의 눈치만 보게 되는 조직은 단순히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 안에서 “무엇이 중요한가”가 명확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수치화의 귀재]에서 제안하는 수치화는 사람들이 눈치보다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감정보다 기준 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조직 구조의 문제를 푸는 좋은 해결책이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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