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 운영되는 조직의 결말 — 결국 수치화가 회사를 살린다 [수치화의 귀재]


조직이 성장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등장하는 말이 있다.

“이제는 예전 방식으로는 안 됩니다.”

처음 회사가 작을 때는 감각과 경험만으로도 어느 정도 운영이 가능하다. 리더는 모든 상황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고, 구성원 역시 서로의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작은 조직에서는 빠른 판단과 직감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업무가 복잡해질수록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잘 돌아가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리더는 바빠지고 현장은 점점 보이지 않으며 조직 안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오류와 혼선이 반복된다. 그런데도 많은 조직은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려 한다.

“감으로 보면 괜찮다.”
“경험상 이 정도면 된다.”
“일단 해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조직이 작을 때는 가능해도 조직이 커질수록 점점 위험해진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감각은 공유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리더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을 읽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리더 자신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거나 “이번에는 위험하다”는 감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감각은 조직 전체에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결국 구성원들은 각자 다른 판단을 하게 된다.

누군가는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누군가는 보수적으로 대응한다. 어떤 부서는 이미 위기를 느끼고 있지만 다른 부서는 아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조직은 겉으로는 하나처럼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현실 속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부터 조직의 실행력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안도 고다이의 [수치화의 귀재]는 바로 이 지점을 매우 중요하게 바라본다. 안도 고다이는 조직이 커질수록 반드시 필요한 것이 “공유 가능한 기준”이라고 설명한다. 개인의 감각과 경험만으로는 더 이상 조직 전체를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숫자를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숫자는 단순한 실적 관리가 아니다. 조직 안에서 “같은 현실을 바라보게 만드는 도구”에 가깝다. 예를 들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단순히 “요즘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고객 이탈률·재구매율·문의 감소 수치를 함께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숫자로 문제를 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감각이 아니라 현실을 기준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이 지점이 매우 중요하다.

감으로 운영되는 조직에서는 사람마다 현실이 다르다. 누군가는 심각하다고 느끼고, 누군가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결국 논의는 사실보다 의견 싸움이 되기 쉽다. 반면 숫자가 있는 조직에서는 최소한 “현재 어떤 상황인가”를 함께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조직의 실행력을 결정한다.

실제로 강한 조직은 단순히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같은 현실을 보고 같은 방향으로 판단하며 같은 기준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감으로 운영되는 조직은 리더 개인의 감각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 리더가 현장에 있을 때는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리더가 자리를 비우거나 조직 규모가 커지면 곧바로 혼란이 생긴다. 왜냐하면 조직 안에 공유 가능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회사가 성장 과정에서 갑자기 흔들린다. 초기에는 빠르게 움직였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소통 비용은 늘어나고 판단 속도는 느려진다. 각 부서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목표를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안도 고다이는 식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상태를 매우 위험하게 본다. 그는 조직이 특정 개인의 감각이나 카리스마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사람의 감각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숫자는 다르다. 숫자는 조직 안에서 공유될 수 있고 반복될 수 있으며 비교될 수 있다. 즉, 특정 개인의 직감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핀라이트 출판사의 [수치화의 귀재]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숫자를 잘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조직이 왜 성장 과정에서 흔들리는지, 왜 초기의 성공이 반복되지 않는지를 구조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현대 조직은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한다. 시장 환경은 복잡해지고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졌으며 조직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진다. 이런 시대일수록 감각만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점점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숫자만으로 모든 경영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에는 여전히 경험과 직관이 필요한 영역도 존재한다. 하지만 안도 고다이는 중요한 판단일수록 감각을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기준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감으로 운영되는 조직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현실 속에서 움직이게 된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현실은 결국 실행력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게 위해 [수치화의 귀재]는 조직 전체가 숫자를 통해 같은 현실을 바라보고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현실적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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