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세계 - [인식과 의식, 그리고 행동]


인간은 각자의 세계를 산다

인간은 하나의 현실 안에 살지만, 각자가 받아들이는 세계는 다르다. 같은 공간에 있고, 같은 사건을 경험하며, 같은 말을 들어도 사람마다 다른 세계를 구성한다. 어떤 사람에게 하나의 말은 조언으로 들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비판으로 들린다. 어떤 사람에게 변화는 기회로 보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위협으로 보인다. 현실은 공통으로 주어질 수 있지만, 그 현실이 인간 안에서 구성되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개인의 세계란 한 사람이 현실을 보고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한 결과이다. 그것은 단순한 주관이나 기분이 아니다. 위치와 경험, 감정과 언어, 관계와 기억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내면의 현실이다. 사람은 이 개인의 세계 안에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인간을 이해하려면 그가 어떤 객관적 현실 앞에 있는가만 보아서는 부족하다. 그가 그 현실을 어떤 세계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개인의 세계는 위치에서 시작된다

개인의 세계는 그 사람이 서 있는 위치에서 시작된다. 어떤 책임을 맡고 있는가, 누구와 관계를 맺고 있는가, 어떤 자원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가 그의 세계를 만든다. 리더의 세계와 구성원의 세계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리더는 전체 방향과 결과의 책임을 보고, 구성원은 구체적 실행과 평가의 부담을 본다. 같은 조직 안에 있어도 서로 다른 세계를 산다.

위치가 세계를 만든다는 말은 개인의 세계가 임의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선 자리에서 실제로 그렇게 본다. 그에게는 그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가 왜 그렇게 보는지 물어야 한다. 그의 말이 틀렸다고 단정하기 전에, 그 말이 어떤 위치에서 나온 것인지 살펴야 한다. 개인의 세계는 위치의 산물이며, 위치를 보지 않고는 그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개인의 세계는 경험의 언어로 굳어진다

개인의 세계는 경험을 통해 굳어진다. 사람은 반복해서 겪은 사건을 통해 현실을 해석하는 방식을 배운다. 실패를 자주 경험한 사람은 위험을 먼저 보고, 인정받은 경험이 많은 사람은 가능성을 더 쉽게 본다. 부당한 책임을 떠안은 사람은 책임이라는 말을 부담으로 들을 수 있고, 정당한 책임을 통해 성장한 사람은 책임을 성숙의 조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경험은 언어로 정리되면서 더 단단해진다. “나는 항상 손해 본다”, “사람은 믿기 어렵다”, “결국 결과가 전부이다”, “책임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와 같은 말은 개인의 세계를 이루는 문장이 된다. 사람은 이 문장들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해석한다. 따라서 개인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어떤 언어로 정리했는지 보아야 한다. 인간은 자기 경험을 해석한 언어 안에서 세계를 산다.

개인의 세계는 보호와 한계를 함께 가진다

개인의 세계는 사람을 보호한다. 그는 자신의 세계를 통해 현실을 이해하고, 위험을 예측하며, 행동의 방향을 잡는다. 어떤 세계관이 없다면 인간은 매번 흩어진 자극 앞에서 혼란스러울 것이다. 개인의 세계는 삶을 지속하게 하는 질서이다. 그것은 과거의 경험을 정리하고 현재의 현실을 해석하게 한다.

그러나 개인의 세계는 한계도 가진다. 그것은 현실 전체가 아니라 한 사람이 구성한 현실이다. 사람은 자기 세계 안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보려 하고, 그 세계를 흔드는 정보는 불편하게 느낀다. 그래서 개인의 세계는 새로운 현실을 가릴 수 있다.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세계가 새로운 신뢰를 막을 수 있고, 성공을 통해 굳어진 세계가 변화의 필요를 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개인의 세계는 필요하지만 절대화되어서는 안 된다.

타자는 개인의 세계를 흔든다

타자는 개인의 세계를 흔드는 존재이다. 타인은 나와 다른 위치에서 현실을 보고, 다른 경험으로 의미를 붙이며, 다른 언어로 세계를 설명한다. 그래서 타자를 만나면 내가 만든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타자의 말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인식이 넓어지는 신호이기도 하다. 나의 세계가 흔들릴 때 더 넓은 현실이 열릴 수 있다.

이전의 글에서 우리는 타인의 위치와 의도, 공감과 거리의 문제를 다루었다. 그 논의의 핵심은 타자가 나의 해석 안으로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타자는 나와 다른 세계를 산다. 그래서 타자를 인식하는 일은 나의 세계를 상대화하는 일이다. 내가 보는 현실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인식은 자기중심적 세계를 넘어설 수 있다.

개인의 세계는 의식의 바탕이 된다

개인의 세계는 의식의 바탕이 된다. 사람은 자신이 구성한 세계 안에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무엇을 자기 행동의 기준으로 삼을지 판단한다. 인식된 세계가 의식으로 깊어지려면, 그 세계가 단순한 해석에 머물지 않고 내면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개인의 세계는 그 기준이 형성되는 재료이다.

그러나 개인의 세계가 곧 성숙한 의식은 아니다. 개인의 세계는 오류와 왜곡을 포함할 수 있다. 착각과 오해, 자기중심적 해석, 확증과 감정적 왜곡이 그 안에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세계는 검토되어야 한다. 내가 사는 세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무엇을 보이게 하고 무엇을 가리게 하는가. 타자의 세계와 만날 때 무엇이 흔들리는가. 이런 질문을 통과할 때 개인의 세계는 의식으로 깊어질 수 있다.

개인의 세계를 책임 있게 사는 일

인간은 각자의 세계를 산다. 그러나 그 세계가 완전히 사적인 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내가 구성한 세계는 나의 판단과 행동을 만들고, 나의 행동은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개인의 세계에는 책임이 있다. 잘못 구성한 세계는 잘못된 행동을 만들 수 있고, 닫힌 세계는 타인과의 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 자신의 세계를 책임 있게 성찰하는 일은 인간 행동의 출발점이다.

제1부의 마지막 장은 인식에서 의식으로 넘어가는 문을 연다. 개인의 세계는 인식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의식의 시작점이다. 내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아는 사람만이 그 세계를 자기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기 세계를 성찰하지 않는 사람은 그 세계에 끌려다닌다. 자기 세계를 성찰하는 사람은 그 세계를 의식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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