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내면화 - [인식과 의식, 그리고 행동]
인식은 내면으로 들어갈 때 달라진다
인식은 세계를 보는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인식이 인간의 내면을 바꾸지는 않는다. 사람은 많은 것을 보고, 많은 말을 듣고, 많은 정보를 접한다. 그러나 그중 일부만이 자기 안에 깊게 들어온다. 어떤 현실은 잠시 스쳐 지나가고, 어떤 현실은 오래 남아 생각과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인식이 내면으로 들어갈 때 그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의식의 재료가 된다.
인식의 내면화란 외부에서 본 현실이 자기 안의 기준으로 들어오는 과정이다. 어떤 문제를 알게 되는 것과 그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어떤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과 그 책임을 자기 행동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다. 내면화는 이 차이를 만든다. 인식은 내면화될 때 의식으로 깊어진다.
알았다는 것과 받아들였다는 것은 다르다
사람은 어떤 사실을 알고도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습관을 바꾸지 않을 수 있고,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화를 피할 수 있으며, 조직의 기준을 이해하면서도 자기 행동의 기준으로 삼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인식과 의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알았다는 것은 인식의 영역이고, 받아들였다는 것은 의식의 영역이다.
받아들임에는 내면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 현실이 나와 관련되어 있음을 인정하고, 그 기준을 내 행동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고 느끼며, 그 결과의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내면화는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기준의 형성이다. 인간은 많이 안다고 해서 반드시 깊은 의식을 갖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아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
내면화는 불편함을 통과한다
인식이 내면화될 때 사람은 자주 불편함을 경험한다. 현실을 알게 되는 것은 때로 자기 해석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 보았다는 사실, 내가 책임을 피하고 있었다는 사실, 내가 타인의 위치를 충분히 보지 않았다는 사실, 내가 수치 밖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사실은 모두 불편하다. 그러나 이 불편함을 통과해야 인식은 의식이 된다.
불편함을 피하면 인식은 밖에 머문다. 사람은 알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들었지만 자신의 기준을 바꾸지 않는다. 보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내면화는 자기 방어를 내려놓는 일을 포함한다. 현실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기존의 자기 세계를 수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식은 편안함 속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의식은 불편한 인식을 책임 있게 받아들일 때 형성된다.
내면화는 언어를 바꾼다
인식이 내면화되면 언어가 바뀐다. 이전에는 남의 문제처럼 말하던 것을 자신의 문제로 말하게 된다. “그들이 잘못했다”는 말이 “우리의 기준이 부족했다”로 바뀔 수 있고, “상황이 나빴다”는 말이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뀔 수 있다. 언어의 변화는 내면화의 신호이다. 사람이 어떤 현실을 자기 안에 받아들이면 그 현실을 말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언어가 바뀌면 행동도 준비된다.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의식의 형식이다. 어떤 책임을 자기 언어로 말할 수 있을 때, 사람은 그 책임을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기준은 외부의 명령으로 남는다. 내면화된 인식은 자기 언어를 얻고, 그 언어는 행동을 향한 결단을 준비한다.
내면화는 책임을 불러온다
인식이 내면화되면 책임이 생긴다. 어떤 현실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현실 앞에서 자신이 완전히 무관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물론 모든 문제를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행동을 했으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묻게 된다. 내면화된 인식은 책임을 부른다.
책임은 부담이지만 동시에 자유의 조건이다. 자신이 아무 책임도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행동할 이유도 갖기 어렵다. 반대로 자신에게 일정한 책임이 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행동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무엇을 수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인식이 책임으로 이어질 때 인간은 수동적 관찰자에서 행동의 주체로 이동한다.
내면화는 의식의 시작이다
인식의 내면화는 의식의 시작이다. 의식은 단순히 현실을 아는 상태가 아니다. 현실을 자기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그 현실 앞에서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며, 자기 행동의 방향을 세우는 상태이다. 내면화되지 않은 인식은 정보로 남지만, 내면화된 인식은 기준이 된다. 이 기준이 의식이다.
제1부는 인식의 구조와 조건, 오류와 타자 인식, 공동 현실의 가능성을 다루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인식이 의식으로 넘어가는 지점을 보았다. 인간은 세계를 보고, 그 세계를 해석하며, 타자와 함께 현실을 구성한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 안의 기준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행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식은 의식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인간은 자신이 본 세계 앞에서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다.
인식에서 의식으로 가는 길
인식에서 의식으로 가는 길은 단순하지 않다. 인간은 현실을 잘못 볼 수 있고,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감정과 관계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또한 자신의 인식을 성찰할 수 있다. 타자의 위치를 보고, 공동 현실을 만들고, 수치와 언어를 통해 현실을 검토하며, 불편한 인식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능력이 인간을 의식의 존재로 만든다.
제1부의 결론은 분명하다. 인식은 출발점이다. 그러나 인식은 의식으로 깊어져야 한다.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인간은 자신이 본 것을 자기 안에서 받아들이고, 그 받아들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때 인식은 의식이 된다. 그리고 의식은 다음 질문을 부른다. 인간은 무엇을 자기 기준으로 받아들이는가. 이 질문에서 제2부가 시작된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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