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복종과 동의의 차이 - [의식과 조직]
이전의 글에서 우리는 조직 구성원의 승인이라는 행위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제 조직에서 복종과 동의의 차이에 대하여 살펴볼 차례다.
복종은 행동의 문제이다
조직 안에서 구성원은 수많은 판단을 따른다. 리더의 결정, 규칙, 역할, 평가 기준은 구성원의 행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끈다. 이때 우리는 종종 복종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복종은 불편한 단어처럼 들리지만, 조직을 이해하려면 이 단어를 피할 수 없다. 조직은 누군가의 판단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규정하는 공간이다. 구성원이 그 판단을 따를 때 복종이 발생한다.
복종은 주로 행동의 영역에서 드러난다. 구성원은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규칙에 맞추어 일하며,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결과를 낸다. 그러나 복종이 곧 내면의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어떤 판단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 판단을 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약, 보상, 두려움, 습관, 관계가 행동을 이끌 수 있다. 이 점에서 복종은 동의보다 외부적인 성격을 갖는다.
동의는 내면의 승인이다
동의는 단순히 행동을 따르는 것보다 깊은 차원을 가진다. 동의가 어떤 판단을 자신의 내면에서 받아들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조직 구성원은 그 판단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고, 자신이 그것을 따를 수 있다고 승인한다. 이때 동의는 개인의 도덕적 판단과 연결된다. 사람은 자신의 기준에 비추어 조직의 판단을 검토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동의한다.
동의가 있을 때 행동은 더 안정된다. 조직 구성원은 외부의 압력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승인한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 이때 책임의식도 함께 강화된다. 따라서 그는 단지 지시를 수행한 사람이 아니라 그 판단을 받아들이고 행동한 사람이 된다. 이처럼 동의가 행동에 깊이 관여하기 때문에 조직이 지속 가능한 질서를 만들기 위해 조직 구성원의 동의를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종과 동의의 간극
현실의 조직에서는 복종과 동의가 자주 분리된다. 조직 구성원은 리더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지만, 조직의 질서를 위해 따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발생한다. 조직에서 모든 판단이 구성원의 완전한 동의를 얻을 수는 없다.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정보가 불완전한 상황에서도 조직은 행동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복종이 행동의 속도를 만든다.
그러나 복종과 동의의 간극이 오래 지속되면 조직은 내부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다. 조직 구성원이 복종하며 행동은 하지만, 그 책임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자신의 판단이 아니었다고 말할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조직 구성원이 행동의 양은 유지하지만 행동의 질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조직이 움직이긴 하지만 깊은 신뢰를 만들지는 못한다.
정당한 복종의 조건
조직에서 복종이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조직은 공동 행동을 위해 일정한 복종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복종 자체가 아니라 복종의 정당성이다. 정당한 복종은 두려움이나 맹목에서 나오지 않는다. 공개된 기준, 명확한 책임, 설명 가능한 판단에서 나온다. 조직 구성원은 모든 판단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판단이 어떤 기준에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기를 원한다.
정당한 복종에는 책임도 함께 있어야 한다. 리더가 판단의 결과를 책임질 때 구성원은 자신의 행동을 더 쉽게 조직의 질서 안에 놓을 수 있다. 반대로 판단을 내린 사람이 책임을 회피하면 복종은 강제의 모습으로 변한다. 조직 구성원이 마지못해 행동하지만 리더와 조직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한 복종은 리더의 책임과 조직의 기준이 결합될 때 가능하다.
동의 없는 복종의 위험
구성원의 동의 없는 복종이 반복되면 조직은 겉으로는 안정되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불신이 쌓인다. 조직 구성원은 기준을 따르기보다 처벌을 피하려 하고, 책임을 지기보다 지시의 흔적을 남기려 한다. 이때 조직의 행동은 형식화된다. 사람들이 움직이긴 하지만 스스로 판단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고, 문제가 발생해도 적극적인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다.
동의 없는 구성원의 복종은 리더에게도 위험하다. 리더는 구성원이 따르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겉으로만 따르는 상태일 수 있다. 이 경우 조직은 위기가 올 때 쉽게 흔들린다. 평소에는 조직 내부에서 규칙이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의 내면에서 승인된 판단이 없기 때문에 행동은 빠르게 약해진다.
동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런데 동의가 중요하다고 해서 조직이 동의만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조직 구성원은 어떤 원칙에 동의하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주저할 수 있다. 동의가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지만 행동의 규율까지 자동으로 만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조직에는 행동의 시점과 방식,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조직 구성원의 동의가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역할과 규칙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 점에서 복종은 공동체의 행동 형식으로 다시 이해될 수 있다. 구성원은 모든 상황에서 자기 판단을 끝까지 관철할 수 없다. 공동의 결과를 위해 이미 승인된 기준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이때 복종은 자율성의 포기가 아니라 공동 질서에 참여하는 방식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복종이 정당한 기준과 책임 위에 놓이는가이다.
공동체를 위한 구분
복종과 동의의 차이를 이해하는 일은 조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조직은 복종만으로 유지될 수 없고 동의만으로 움직일 수도 없다. 물론 동의가 행동의 정당성을 제공하고 복종이 공동 행동의 속도와 질서를 만들기는 하지만, 성숙한 조직은 이 둘을 분리해서 보되 다시 연결하려 노력한다.
결국 조직이 판단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무엇에 동의하고 무엇에 복종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조직에서 구성원이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넓히고 필요한 복종을 정당한 구조 안에 놓아야 한다. 그래야 조직은 강제에 의존하지 않고도 행동을 만들 수 있다. 행동의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복종과 행동의 근거가 되는 동의, 이 둘의 관계를 이해할 때 조직은 더 깊은 공동체로 발전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조직에서 복종과 동의의 차이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반복된 승인에 대하여 살펴볼 것이다. © sha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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