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기준 - [인식과 의식, 그리고 행동]


의식은 내면의 기준을 만든다

의식은 인간 안에 기준을 만든다. 사람은 세계를 보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현실 앞에서 무엇을 옳다고 볼 것인지 정한다. 이때 생기는 것이 내면의 기준이다. 내면의 기준은 외부의 규칙을 단순히 외운 것이 아니다. 사람이 자기 안에서 받아들인 판단의 질서이다.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가, 어떤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가를 가늠하게 하는 기준이다.

인간은 외부 기준 없이 살 수 없다. 사회에는 규칙이 있고, 조직에는 제도가 있으며, 관계에는 약속이 있다. 그러나 외부 기준만으로 인간의 행동은 깊어지지 않는다. 외부 기준이 내면의 기준으로 들어와야 행동은 자기 행동이 된다. 사람이 단순히 처벌을 피하기 위해 규칙을 따르는 것과, 그 규칙이 정당하다고 받아들여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의식은 외부 기준을 내면의 기준으로 바꾸는 힘이다.

내면의 기준은 선택을 만든다

내면의 기준이 있으면 사람은 선택할 수 있다. 상황이 모호할 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빠른 이익과 책임 있는 행동이 충돌할 때 내면의 기준은 방향을 제시한다. 사람은 그 기준에 따라 행동을 선택한다. 기준이 없는 사람은 외부의 압력과 분위기에 쉽게 흔들린다. 기준이 있는 사람은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안다.

내면의 기준은 행동의 중심을 외부에서 내부로 옮긴다. 물론 사람은 여전히 타인의 평가와 사회의 규칙, 조직의 요구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내면의 기준이 있으면 외부 요구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검토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자유의 조건이다. 자유는 아무 기준 없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상태가 아니다. 자신이 받아들인 기준에 따라 책임 있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내면의 기준은 경험에서 자라난다

내면의 기준은 추상적 원칙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경험에서 자라난다. 사람이 겪은 실패, 책임을 감수한 경험, 타인의 고통을 본 경험, 부당함 앞에서 느낀 불편함, 신뢰가 쌓인 관계의 경험이 모두 기준이 된다. 경험은 단순한 기억으로 끝나지 않고, 의식 속에서 판단의 기준으로 바뀐다.

그러나 모든 경험이 좋은 기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성찰되지 않은 경험은 왜곡된 기준이 될 수 있다. 책임을 떠안고 상처받은 사람은 책임을 피해야 한다는 기준을 가질 수 있고, 강한 통제를 통해 성과를 경험한 사람은 통제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을 수 있다. 경험이 내면의 기준이 되려면 검토되어야 한다. 경험은 기준의 재료이지만, 성찰이 기준의 형태를 만든다.

내면의 기준은 언어로 분명해진다

내면의 기준은 언어로 분명해진다. 사람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말로 표현할 때, 그것을 더 명확하게 의식한다. “나는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 “나는 타인을 쉽게 단정하지 않겠다”, “나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함께 보겠다”와 같은 말은 내면의 기준을 드러낸다. 언어는 기준을 붙잡게 한다.

언어화되지 않은 기준은 감각으로만 남는다. 어떤 일이 불편하고, 어떤 행동이 옳지 않게 느껴지지만, 왜 그런지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감각은 중요하지만, 행동의 지속적인 기준이 되려면 언어가 필요하다. 언어는 내면의 기준을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설명 가능하게 만든다. 설명 가능한 기준은 더 책임 있는 기준이 된다.

내면의 기준은 갈등 속에서 시험된다

내면의 기준은 평온한 상황보다 갈등 속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모든 것이 편안할 때 사람은 좋은 기준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익과 책임이 충돌할 때, 관계와 원칙이 충돌할 때, 두려움과 의무가 충돌할 때 실제 기준이 드러난다. 사람은 그 순간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통해 자기 기준을 보여준다.

갈등은 기준을 약하게 만들 수도 있고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기준이 얕으면 사람은 상황의 압력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 그러나 갈등을 통과하며 기준을 지키면 그 기준은 더 깊어진다. 내면의 기준은 말로만 형성되지 않는다. 반복된 선택을 통해 단단해진다. 기준은 행동 속에서 자신을 증명한다.

내면의 기준은 타자와 연결된다

내면의 기준은 개인 안에 있지만, 완전히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람의 기준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검토된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책임은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 내가 지키려는 원칙은 공동체 안에서 의미를 갖는다. 내면의 기준은 자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준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면의 기준은 폐쇄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기준이 있다는 이유로 타인의 현실을 보지 않거나, 공동체의 기준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성숙한 내면의 기준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검토한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이 타인을 부당하게 해치지는 않는가. 내가 지키려는 원칙이 공동의 책임과 연결되는가. 내면의 기준은 타자 앞에서 더 깊어진다.

내면의 기준에서 행동으로

의식은 내면의 기준을 만들고, 내면의 기준은 행동을 향한다.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요구가 생긴다. 자신이 받아들인 기준을 반복해서 어기면 사람은 자기 안에서 흔들린다. 왜냐하면 기준은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내면의 기준은 인간이 자기 행동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인식은 현실을 보게 한다. 받아들인 현실은 의식이 된다. 그리고 의식은 내면의 기준을 만든다. 이 기준이 있어야 인간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를 넘어 자기 행동의 주체가 된다. [인식과 의식, 그리고 행동]에서 의식은 바로 이 자리에 있다. 의식은 인식과 행동 사이에서 인간의 내면에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통해 행동의 방향을 만든다. © shik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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